[Vol.15] 오마주에서 밈까지, 알고 보면 더 좋은 그림
재해석을 다룬 예술가, 페르난도 보테로 Fernando Botero, Couple with Still Life, 2013, private collection, © Fernando Botero.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더워지는 날씨만큼 신경 쓰이는 그것, 바로 다이어트입니다.😱 지난겨울, 봄 동안 늘어난 살을 빼기 위해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시다고요? 그렇다면 여기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을 보며 잠시나마 다이어트의 고통을 잊고 웃어 보기로 해요.🤤 콜롬비아 출신의 대표 예술가이자 조각가인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은 뚱보처럼 크고 과장된 양감으로 인물들을 묘사합니다. 이미 어디에선가 보신 그림이라고요? 오늘 아트레터는 오마주를 통해 유명해진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에 대해 알아봅니다. 최근엔 오히려 그의 그림이 밈(Meme: 대개 모방의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어떤 생각, 스타일, 행동 따위)화 되어 MZ세대에게 하나의 놀잇거리가 되고 있으니 이 점도 놓치지 마세요! Fernando Botero, Colombiana Comiendo Manzana, 1982, private collection, © Fernando Botero. 1. 나는 “뚱뚱한” 사람들을 그리지 않는다.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을 보면 인물들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확대되고, 과장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자신이 "뚱뚱한 사람들을 그리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아이러니하죠?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 있어 커다란 풍선처럼 부푼 사람들의 모습은 그저 자신이 원하는 “형식”에 맞춰졌을 뿐이라고 합니다. 인물들의 모습을 크게 키운 이유로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색감이나 특징들을 잘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Fernando Botero, The Death of Luis Chalet, 1984, private collection, © Fernando Botero. 2. 예술가 vs 투우사 페르난도 보테로는 처음에 투우사가 될 뻔했습니다. 보테로의 어린 시절은 굉장히 가난하고 불우했어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어린 나이에 일자리를 얻어야만 했습니다. 그의 삼촌은 그런 보테로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그를 투우사 양성학교에 등록시켰습니다. 다행히도 12살의 보테로가 훈련 대신 그린 황소와 투우사 수채화가 관객에게 팔리며 그의 삼촌은 보테로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일을 그만두게 했습니다. Fernando Botero, Mona Lisa, 1978, Museo Botero, Bogotá, © Fernando Botero. 3. 명화 오마주로 스타 화가가 되다. 20살의 보테로는 콜롬비아의 그림 대회에서 2등을 수상했고, 곧 유럽으로 떠나 르네상스 예술가에 대해 배우고, 고전 명화를 따라 그리는 데 1년을 보냈습니다. 이 시간은 그에게 삶의 변화를 만든 시간이었고, 그의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어요. 이후로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벤스, 벨라스케스, 고야 등 고전 작품들을 오마주해 수많은 작품을 그렸습니다. 실제로 보테로는 젊은 시절 세계 유명 미술관들 앞에서 명화를 따라 그려 관광객들에게 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림을 따라 그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작품들을 오래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고전 미술사에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지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Fernando Botero, Ex – Voto, 1970, Museo de Antioquia. Medellín, © Fernando Botero. 4. 콜롬비아의 애국자 보테로는 그의 나라를 끔찍이 사랑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콜롬비아 정부 또한 ‘남미의 피카소’라 불리는 보테로를 통해 전 세계에 콜롬비아를 알릴 수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콜롬비아의 광장, 도로, 상가 명칭들은 그의 이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또한 보테로는 19~20세기의 유럽 예술품을 많이 소장한 컬렉터이기도 합니다. 그는 소장품 300여 점을 메데인의 박물관에 기증했고, 현재 보고타에 있는 보테로 박물관은 시민들이 그의 회화, 조각 작품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Y tho” meme, based on Fernando Botero’s Pope Leo X (after Raphael), from 1964 5. 밈을 선도하는 짤 부자 몇 해전,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던 유명한 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보테로의 그림이었는데요. 뚱뚱하고 동그란 얼굴 안에 작은 눈, 코, 입이 모여있는 교황의 그림 속에 “y tho”라는 캡션이 달려있습니다. 일반적으로 “Y tho(Why though?)"는 “왜? 꼭 그래야만 했니?”라는 뜻을 가진 약어인데, 상대방의 무의미한 행동이나 답변에 대한 반응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노동요, 아리랑 같은 구전가요가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며 우리의 전통문화로 정착된 것처럼, ‘문화의 유전자’ 밈(Meme)은 확실하게 복제와 전달을 통해 새로운 문화 양식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한 페르난도 보테로 또한 오랜 관찰 끝에 고전 명화에서 특별한 소재를 찾았고 거기에 그만의 양식을 더해 자신의 작품뿐만 아니라 잊혀졌던 고전 명화를 더욱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죠. 과거의 것, 타인의 것에 대한 존중과 경의를 담아 우리도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수록 우리 문화는 더욱 발전될 거예요. 한 주에 한 번, 이메일로 아트레터💌가 찾아갑니다. 온라인 문화생활을 즐기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 아트램프가 보내드리는 아트레터를 구독하세요. 차곡차곡 쌓여가는 예술 상식과 미감(美感)에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14 행복이 가득한 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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