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2] 🗺️ 그랜드 투어: 유럽을 누빈 귀족들의 예술과 모험

400년 동안 이용한 유럽 여행 코스.

2023.11.10 Vol. 142

Carl Spitzweg, Englishmen in Campania, ca. 1835, Alte Nationalgalerie, Berlin, Germany.
🙋🏻‍♀️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인생에서 2년의 빈 시간이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해외여행, 세계일주를 대답하지 않으셨을까요? 현대인들이 열망하는 해외여행이 언제부터,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이번 아트레터에서 ’그랜드 투어’에 관해 알아보고 함께 여행지를 탐험해 보도록 해요. 유럽 대륙을 돌며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그랜드 투어’를 시작해 볼게요! 🛫

그랜드 투어의 기원
Pompeo Batoni, Portrait of a Young Man on Grand Tour, 1760-65,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NY, USA.
그랜드 투어는 17-18세기에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유럽 대륙을 돌아다니며 예술과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오늘날의 갭이어(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나 유학 프로그램과 유사한데, 젊은 귀족들이 가정교사와 함께 로마를 최종 목적지로 삼아 2~3년 동안의 여정을 떠나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랜드 투어의 핵심: 4가지 요소
  • 젊은 영국인 남성귀족 혹은 젠트리가 여행의 주체가 된다.
  • 전체 여행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가정교사(travelling tutor)가 있어야 한다.
  • 로마를 최종 목적지로 삼는 여행 스케줄이다.
  • 평균 여행기간은 보통 2~3년 내외이다.

그랜드 투어라는 용어는 17세기, 가톨릭 사제 리처드 라셀이 자신의 가이드북 《The Voyage of Italy》에서 이탈리아의 예술, 건축, 고대 유물을 찾아 여행하는 영국 귀족들을 묘사하며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참고로 라셀은 그랜드 투어를 5번이나 다녀왔다고 해요. 🤑

그랜드 투어의 일정
17-18세기 일반적인 그랜드 투어 맵
여행의 시작: 도버에서 파리로
그랜드 투어의 전통적인 루트는 영국 도버에서 시작됩니다. 도버에서 출발한 여행자들은 영국 해협을 건너 프랑스의 르아브르로 향했어요. 작은 마을이었던 르아브르는 외부의 언어가 뒤섞이지 않아 고유의 프랑스어를 배울 수 있어서 거쳤던 곳이었습니다. 이후 파리에 머물며 프랑스어를 쓰고, 펜싱, 승마, 춤 등 다양한 사교 활동을 즐겼습니다. 이 기간엔 프랑스의 예의범절과 세련된 문화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는 그들이 귀국 후 정부나 외교 분야에서 활동할 때 필요한 기초를 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
George Keate, The Manner of Passing Mount Cenis, 1755, British Museum, London, UK.
최종 목적지: 이탈리아
여행자들은 알프스를 넘어 몽세니스에서 토리노로 이동했습니다. 그 거칠고 힘든 길을 그 시절, 어떻게 지나갔을까요? 걱정마세요! 이들은 아주 부자잖아요. 의자에 앉아 아주 편안히 이탈리아에 도착했습니다.

그랜드 투어의 최종 목적지인 이탈리아는 수많은 귀족 여행자들을 매료시킨 곳이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꼭 가봐야할 도시 목록에는 피렌체, 베니스, 나폴리가 포함되었고, 끝판왕 로마가 있었죠! 이탈리아의 각 도시는 예술과 건축을 경험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며, 로마는 그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먼저 피렌체는 르네상스 예술의 중심지로, 메디치 가문의 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했어요. 개인 컬렉션에 입장하여 르네상스 예술의 아름다움에 몰두한 귀족들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면 베네치아는 파티의 도시였습니다. 부유한 여행객들은 예술가에게 그림을 의뢰하거나, 스케치 예술가를 동행해 아름다운 베네치아를 풍경으로 그림을 그려 집으로 가져가곤 했어요. 베네치아 예술가들의 작품은 귀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았습니다. 👨‍🎨
Giovanni Paolo Panini, Interior Of The Pantheon, Rome (1706 – 1765)
로마는 그랜드 투어의 궁극적인 목적지로 여겨졌어요. 현대와 고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도시에서는 바로크 예술과 건축, 수천 년 전의 고대 유적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객들은 미켈란젤로와 베르니니의 작품을 보며 찬사를 했고, 판테온, 콜로세움, 포폴로 광장 같은 명소를 방문했습니다. 윌리엄 벡퍼드는 그랜드 투어를 떠났을 때 느낀 감정을 편지에 이렇게 묘사했어요.

언덕을 천천히 내려와 티베르 강 다리를 건너고, 포폴로 광장으로 이어지는 테라스와 장식된 빌라 대문 사이의 길로 들어섰을 때 느꼈던 감각을 잊을 수 있을까....
- 윌리엄 벡포드, 그랜드 투어에서 보낸 편지, 1780.
Franz Ludwig Catel, Schinkel in Naples (1824)
경로의 다음 역은 나폴리였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1730년대에 헤르쿨라네움과 폼페이에서 유적 발굴을 시작했고, 고대 과거의 신비를 체험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으로 몰려들었어요. 나폴리는 해안의 태양을 즐기고 싶어 하는 영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지가 되었습니다. 괴테(J. W. Goethe)는 이 도시를 아래와 같이 찬미했습니다.

나폴리는 낙원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술에 취해 자기 망각의 상태에 빠져 산다. 나는 거의 알아볼 수없는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 같다. 어제 나는 혼자 생각했다. 당신은 이전에 미쳤었거나 지금 미쳐있다.
- J. W. 괴테

이처럼 이탈리아는 그랜드 투어의 최종 목적지로 여행자들에게 예술, 건축, 역사, 자연 등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오늘날까지도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은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Caspar David Friedrich, The Grosse Gehege near Dresden.
돌아오는 길: 독일어권 유럽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젊은 귀족들은 알프스를 넘어 독일어권 유럽 지역으로 건너가 인스부르크, 비엔나, 드레스덴, 베를린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네덜란드플랑드르 지역에 들렀다가 영국으로 돌아갔어요. 이후, 1825년경 유럽에 증기철도가 도입되면서 여행은 더 안전하고 저렴하며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랜드 투어 관습은 계속 이어졌지만 더 이상 부유한 남성 귀족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었어요. 19세기에는 더 많은 이들이 그랜드 투어를 떠났고, 여성들은 보호자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는 것이 대중화되었습니다.

그랜드 투어의 유산
James Pollard, The Louth-London Royal Mail Travelling by Train from Peterborough East, Northamptonshire.
그랜드 투어를 떠난 귀족들은 유럽의 예술품을 집으로 가져와 귀국 후에 전시나 소장품으로 활용했습니다. 프랑스의 언어와 예절은 사회에서 사교성지식의 표시로 자리 잡았으며, 이탈리아 문화와 예술품은 자신의 귀족성을 입증했죠. 이후에도 고대 그리스의 대리석 작품부터 현지 예술가의 그림까지 다양한 예술품을 모았으며, 그 결과로 예술과 문화가 귀족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이들은 그랜드 투어를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예술 아카데미 설립이나 로마 유적 연구 등에 기여하기도 했어요. 더 나아가 그들의 수집품은 동시대 예술과 문화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며, 오늘날까지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죠. 그랜드 투어는 예술, 문화,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키우는 동시에, 다양한 국가 간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며 ‘세계화’를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고, 현대 여행 문화의 원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 도서 소개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
모네가 있는 프랑스, 클림트가 있는 오스트리아까지, 예술 가득한 세계로 떠나는 그림 만년 일력
하루 한 장, 달력을 넘기며 떠나는 세계 미술 투어!

여행의 매력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우리를 감동시키고 놀라게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경험을 매일의 일상에서 누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은 바로 그런 특별한 만년 일력으로, 하루하루를 예술과 문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매월 달력을 넘기며 다른 나라와 그림의 아름다움을 만나보세요. 1월 모네의 프랑스에서 시작해서 12월엔 뭉크의 노르웨이로 떠납니다. 각 나라의 대표 화가와 그림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자연 경치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합니다.

김선현 저자는 심리학자이자 예술치료의 권위자로, 그림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림은 소통과 치유의 도구이며, 그가 엄선한 그림은 실제로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이 일력은 다가오는 연말, 미술을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에게 선물하기에도 정말 좋아요. 새해마다 함께할 수 있고, 탁상에 놓고 매일 한 장씩 넘겨가며 예술과 마음의 힘을 느낄 수 있거든요!

매일의 삶을 예술로 가득 채우고, 세계 각지의 그림을 통해 여행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을 통해 그 꿈을 실현하세요. 예술의 힘을 느끼며, 매일을 특별한 경험으로 채워보시길 바랍니다.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141] 🐶 예술가의 충실한 친구들

다양한 문화 예술 혜택과 이벤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ART LETTER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