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 행복이 가득한 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
행복이 가득한 집을 그린 칼 라르손
Carl Larsson, The Night Before the Trip to England, 1909
시대의 개념을 정립하고 미래를 앞서 예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예술가들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스웨덴 화가 중 한 명인 칼 라르손은 처음에 자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가 파리의 외곽 스칸디나비아 예술 지구로 이주했을 때, 그리고 기존의 유화를 포기하고 수채화를 시작했을 때 그의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오늘 아트레터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전신이자, 자신의 집을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든 칼 라르손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Carl Larsson, Daddy's Room
칼 라르손은 스웨덴의 매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는 칼에게 “네가 태어난 날을 저주한다.”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으며, 어린 칼에게 학대는 물론 끔찍한 고통을 안겼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의 타고난 재능을 알아본 학교 선생님 덕분에 그는 어린 나이에 미술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파리에서 인상주의가 유행하던 시절, 칼은 그만의 길을 찾고자 했지만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파리 외곽에 있는 스칸디나비아 예술 지구로 이사해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 뒤, 유화에서 수채화로 화풍을 바꾸고 서서히 당대의 유화에서는 볼 수 없는 그만의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Carl Larsson, The Dining Room
부부의 집은 아내인 카린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습니다. 그들은 아늑하고 편안한 미술공예운동(Arts and Craft Movement)의 컨셉으로 집을 꾸며나가기 시작했어요. 카린은 식탁보, 소파 천 등 직물 제품을 직접 만들었고, 칼은 그림을 그렸으며 가끔씩 순수 예술 회화 작업도 했습니다.
카린도 칼과 마찬가지로 예술가였지만 결혼 후 8명의 자녀를 두면서 그녀는 일을 그만뒀습니다. 가장이던 칼은 그의 아버지처럼 가정에 소홀하지 않고,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아끼며 가정의 행복을 삶의 행복으로 발전시켰습니다.
Carl Larsson, At Home, 1895
보통 스칸디나비아에선 쌀쌀한 기후로 인해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고, 따라서 아늑한 집안의 환경을 추구했습니다. 라르손 부부 또한 집안에 새로운 디자인과 오래된 북유럽 전통을 결합했어요.
크고 웅장하기보단 작고 실용적이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들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무엇보다 가구와 오브제가 매력적인 조화를 이루었고, 이를 칼이 그림으로 그려내며 점차 유명해졌습니다. 곧 그들의 집은 아르 누보 스타일과 직물 디자인으로 인해 그 구역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Carl Larsson, Midwinter Sacrifice, 1915, Nationalmuseum, Stockholm, Sweden
그의 작품은 1890년대에 색 재현 기술 발달로 인해 더욱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스웨덴의 출판사 중 하나인 보니에는 라르손의 수채화 색상을 재현한 책을 출판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예술계에서 러브콜을 받던 칼 라르손은 드디어 스톡홀름 오페라의 홍보를 위한 대형 프레스코화 제작 의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스웨덴 국립 미술관 위원회는 노르웨이의 전설을 소개하고 중앙 계단 홀에 설치될 예정이었던 라르손의 ≪한겨울의 희생 Midwinter sacrifice≫의 설치를 거부했습니다. 라르손은 이 작품을 자신의 최고 걸작으로 여기면서도, 위원회의 선택으로 망연자실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8년 뒤, 그의 작품은 미술관에 전시되었고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칼 라르손과 카린 라르손
자연을 호흡할 수 있는 전원 속 집이야말로 예술가들이 안식처가 아닐까. 시끄러운 도시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더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
- 칼 라르손
집을 둘러싼 관계와 환경에서 행복을 찾을 때 좋은 삶이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는 집의 요소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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