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미술사>는 라이벌이라고 불리던 각각의 작가들을 탐구한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정립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마네와 드가, 마티스와 피카소, 폴록과 드쿠닝, 프로이트와 베이컨 총 네 쌍의 라이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이 책은 미술사는 물론 그들의 심리까지 접근해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한다.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혼돈은 온전히 자기 자신의 힘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야만 혼돈 속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각각의 작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만 그림의 방식은 전혀 다르다. 상대의 세계에 휩쓸리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발전시켜 걸작을 탄생시킨 과정은 흥미롭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다.

<관계의 미술사>는 미술사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면상으로는 작가 네 쌍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예술의 관계까지 다루고 있다. 각각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이 책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미술사를 다루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그 안에 개입해 함께 혼란을 느끼고 자신만의 세계를 찾길 바라는 이를 위한 탐독서다.

• <관계의 미술사> 서배스천 스미 | 앵글북스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