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술관부터 자율주행차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먼저 만나는 미래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술은 더 이상 실리콘밸리식 산업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미술관의 전시가 인공지능에 반응하고,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도심을 달리며, 경기장은 거대한 디지털 스크린과 얼굴인식 기술로 관람 방식을 바꾼다.
2027년 슈퍼볼 LXI와 2028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둔 로스앤젤레스가 도시 곳곳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이 소개한 14곳을 따라가 보면 기술이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이동과 휴식의 경험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AI가 미술관 안으로 들어왔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다운타운 LA의 ‘더 그랜드 LA’에 자리한 데이터랜드(DATALAND)다. 인공지능과 신경과학, 빛, 소리, 향기를 결합한 몰입형 작품을 선보이는 AI 미술관으로, 약 2,323㎡ 규모의 전시 공간 자체가 관람객과 교감하며 실시간으로 변화하도록 구성된다.
관객이 완성된 작품을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관객의 존재와 움직임이 공간의 변화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기술은 작품을 보여주는 장치를 넘어 작품을 구성하는 하나의 조건이 된다.

LA관광청_데이터랜드
2026년 하반기 개관 예정인 미야오 울프 로스앤젤레스(Meow Wolf Los Angeles) 역시 몰입형 예술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결합한다. 네온빛 미로와 초현실적인 풍경을 오가며 관람객 스스로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 영화 산업의 도시라는 로스앤젤레스의 정체성이 전시 공간으로 옮겨오는 셈이다.
9월 22일 개관 예정인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Lucas Museum of Narrative Art)은 또 다른 방향에서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보여준다. ‘스타워즈’의 창작자 조지 루카스와 멜로디 홉슨이 설립한 이곳은 영화와 디지털 미디어,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몰입형 기술을 통해 인간이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해 온 방식을 조명한다.
자율주행차부터 로봇까지, 이동 자체가 경험이 되는 도시
미래의 감각은 미술관 밖에서도 이어진다.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는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차를 앱으로 호출해 운전자 없이 이동할 수 있다. AI와 센서, 실시간 지도 기술이 운전을 대신하면서 이동 자체가 여행자가 경험하는 도시 기술의 일부가 된다.
보행로에서는 AI와 카메라,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과 상품을 배달한다.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 역시 생체인식과 자동 체크인, 모바일 여권심사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자동 무인 전동차 ‘스카이링크’는 터미널과 렌터카센터, 메트로를 연결할 예정이다.
루트 66에는 과거와 미래를 한 공간에 겹쳐놓은 장소도 등장했다. 테슬라 다이너는 레스토랑과 드라이브인 극장, 전기차 충전소를 결합한 복합 공간이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 식사를 하거나 대형 LED 스크린을 감상하는 구조로, 미국 자동차 문화의 복고적인 이미지에 전기차 시대의 풍경을 덧붙인다.
경기장은 거대한 미디어 공간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스포츠 시설에서도 관람 방식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LA 클리퍼스의 홈구장 인튜이트 돔은 얼굴인식 시스템 ‘게임 페이스 ID’를 활용해 입장과 티켓 확인, 식음료 구매 과정을 간소화했다. 소파이 스타디움에는 경기장 중앙을 가로지르는 초대형 양면 4K 전광판 ‘인피니티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첨단 통신망과 모바일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해 경기 자체뿐 아니라 경기장을 하나의 미디어 환경으로 만든다. 이곳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패럴림픽의 주요 무대로도 활용된다.

LA관광청_소파이 스타디움
코즘(COSM)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장소를 디지털 기술로 끌어온다. 초고해상도 돔 영상과 입체 음향을 이용한 ‘공유 현실’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를 현장에 있는 듯 관람하도록 설계했다.
우주왕복선에서 미래형 롤러코스터까지
새로운 문화시설도 잇달아 문을 연다. 11월 13일 개관하는 새뮤얼 오스친 항공우주센터는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외부 연료탱크와 로켓 부스터까지 결합한 실제 발사 형태로 전시한다. 대한항공이 2,500만 달러를 후원한 ‘대한항공 항공 전시관’에서는 실제 운항했던 보잉 747-400의 약 21m 길이 전면부와 조종석도 살펴볼 수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에는 2026년 ‘분노의 질주: 할리우드 드리프트’가 등장한다. 최고 시속 약 116㎞와 360도 회전 차량을 통해 고속 드리프트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야외 롤러코스터다. 영화 속 장면을 스크린 밖의 신체적 경험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로스앤젤레스가 오랫동안 발전시켜 온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또 다른 변화를 보여준다.
호텔에서의 휴식에도 기술이 스며든다. W 할리우드는 투숙객의 취향과 시간대, 공간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AI 사운드스케이프와 AI 로봇 마사지 시스템을 제공한다. 콘래드 스파 로스앤젤레스는 적외선 매트와 사운드 테라피, 공기압 순환 부츠 등을 결합한 리커버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이 ‘테크 투어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묶은 이 장소들의 공통점은 최신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이 도시를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데 있다. 미술관에서는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바꾸고, 거리에서는 이동을, 경기장에서는 관람을, 호텔에서는 휴식의 방식을 다시 설계한다.
특히 데이터랜드와 미야오 울프,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처럼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 놓인 공간들은 앞으로 미술관이 무엇을 전시하고 관객이 그 안에서 무엇을 하게 될지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로스앤젤레스가 보여주는 ‘미래 여행’은 새로운 기계를 구경하는 여행이라기보다, 기술 이후의 도시와 문화가 어떤 모습일지를 먼저 경험해보는 여행에 가깝다.
자료|로스앤젤레스관광청 한국사무소
AI 미술관부터 자율주행차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먼저 만나는 미래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술은 더 이상 실리콘밸리식 산업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미술관의 전시가 인공지능에 반응하고,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도심을 달리며, 경기장은 거대한 디지털 스크린과 얼굴인식 기술로 관람 방식을 바꾼다.
2027년 슈퍼볼 LXI와 2028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둔 로스앤젤레스가 도시 곳곳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이 소개한 14곳을 따라가 보면 기술이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이동과 휴식의 경험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AI가 미술관 안으로 들어왔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다운타운 LA의 ‘더 그랜드 LA’에 자리한 데이터랜드(DATALAND)다. 인공지능과 신경과학, 빛, 소리, 향기를 결합한 몰입형 작품을 선보이는 AI 미술관으로, 약 2,323㎡ 규모의 전시 공간 자체가 관람객과 교감하며 실시간으로 변화하도록 구성된다.
관객이 완성된 작품을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관객의 존재와 움직임이 공간의 변화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기술은 작품을 보여주는 장치를 넘어 작품을 구성하는 하나의 조건이 된다.
LA관광청_데이터랜드
2026년 하반기 개관 예정인 미야오 울프 로스앤젤레스(Meow Wolf Los Angeles) 역시 몰입형 예술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결합한다. 네온빛 미로와 초현실적인 풍경을 오가며 관람객 스스로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 영화 산업의 도시라는 로스앤젤레스의 정체성이 전시 공간으로 옮겨오는 셈이다.
9월 22일 개관 예정인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Lucas Museum of Narrative Art)은 또 다른 방향에서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보여준다. ‘스타워즈’의 창작자 조지 루카스와 멜로디 홉슨이 설립한 이곳은 영화와 디지털 미디어,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몰입형 기술을 통해 인간이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해 온 방식을 조명한다.
자율주행차부터 로봇까지, 이동 자체가 경험이 되는 도시
미래의 감각은 미술관 밖에서도 이어진다.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는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차를 앱으로 호출해 운전자 없이 이동할 수 있다. AI와 센서, 실시간 지도 기술이 운전을 대신하면서 이동 자체가 여행자가 경험하는 도시 기술의 일부가 된다.
보행로에서는 AI와 카메라,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과 상품을 배달한다.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 역시 생체인식과 자동 체크인, 모바일 여권심사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자동 무인 전동차 ‘스카이링크’는 터미널과 렌터카센터, 메트로를 연결할 예정이다.
루트 66에는 과거와 미래를 한 공간에 겹쳐놓은 장소도 등장했다. 테슬라 다이너는 레스토랑과 드라이브인 극장, 전기차 충전소를 결합한 복합 공간이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 식사를 하거나 대형 LED 스크린을 감상하는 구조로, 미국 자동차 문화의 복고적인 이미지에 전기차 시대의 풍경을 덧붙인다.
경기장은 거대한 미디어 공간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스포츠 시설에서도 관람 방식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LA 클리퍼스의 홈구장 인튜이트 돔은 얼굴인식 시스템 ‘게임 페이스 ID’를 활용해 입장과 티켓 확인, 식음료 구매 과정을 간소화했다. 소파이 스타디움에는 경기장 중앙을 가로지르는 초대형 양면 4K 전광판 ‘인피니티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첨단 통신망과 모바일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해 경기 자체뿐 아니라 경기장을 하나의 미디어 환경으로 만든다. 이곳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패럴림픽의 주요 무대로도 활용된다.
LA관광청_소파이 스타디움
코즘(COSM)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장소를 디지털 기술로 끌어온다. 초고해상도 돔 영상과 입체 음향을 이용한 ‘공유 현실’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를 현장에 있는 듯 관람하도록 설계했다.
우주왕복선에서 미래형 롤러코스터까지
새로운 문화시설도 잇달아 문을 연다. 11월 13일 개관하는 새뮤얼 오스친 항공우주센터는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외부 연료탱크와 로켓 부스터까지 결합한 실제 발사 형태로 전시한다. 대한항공이 2,500만 달러를 후원한 ‘대한항공 항공 전시관’에서는 실제 운항했던 보잉 747-400의 약 21m 길이 전면부와 조종석도 살펴볼 수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에는 2026년 ‘분노의 질주: 할리우드 드리프트’가 등장한다. 최고 시속 약 116㎞와 360도 회전 차량을 통해 고속 드리프트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야외 롤러코스터다. 영화 속 장면을 스크린 밖의 신체적 경험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로스앤젤레스가 오랫동안 발전시켜 온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또 다른 변화를 보여준다.
호텔에서의 휴식에도 기술이 스며든다. W 할리우드는 투숙객의 취향과 시간대, 공간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AI 사운드스케이프와 AI 로봇 마사지 시스템을 제공한다. 콘래드 스파 로스앤젤레스는 적외선 매트와 사운드 테라피, 공기압 순환 부츠 등을 결합한 리커버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이 ‘테크 투어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묶은 이 장소들의 공통점은 최신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이 도시를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데 있다. 미술관에서는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바꾸고, 거리에서는 이동을, 경기장에서는 관람을, 호텔에서는 휴식의 방식을 다시 설계한다.
특히 데이터랜드와 미야오 울프,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처럼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 놓인 공간들은 앞으로 미술관이 무엇을 전시하고 관객이 그 안에서 무엇을 하게 될지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로스앤젤레스가 보여주는 ‘미래 여행’은 새로운 기계를 구경하는 여행이라기보다, 기술 이후의 도시와 문화가 어떤 모습일지를 먼저 경험해보는 여행에 가깝다.
자료|로스앤젤레스관광청 한국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