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8.29(토) - 2026.9.5(토)
🏛️ 더일마(THEILMA) 서울 플래그십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8길 27 1층
⏰ 11:00 - 19:30
💬 kim@massimodecarlo.com

암호화폐 차트의 움직임과 모유의 흐름은 한 화면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배헤윰(Hejum Bä)이 서로 멀리 떨어져 보이는 시장과 신체, 바다를 회화 안으로 끌어들인다.
마시모데카를로(MASSIMODECARLO)는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서촌의 더일마(THEILMA) 서울 플래그십에서 배헤윰의 개인전 《Awakened》를 선보인다. 지난해 마시모데카를로 전속 작가로 합류한 뒤 서울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으로, 전시를 위해 새롭게 기획한 신작 8점을 소개한다.
《Awakened》에서 처음 한 화면에 놓이는 것은 암호화폐, 바다, 모성이다. 그동안 작가의 작업에서 각각 등장했던 요소들이 이번에는 서로 교차하며 가치와 생명, 불안과 돌봄처럼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감각을 하나의 회화적 장면으로 만든다.
지하철에서 발견한 비트코인과 모성
배헤윰의 작업은 일상의 관찰에서 출발한다. 지하철이나 거리,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 화면처럼 쉽게 지나칠 법한 장면을 기억해두었다가 시간이 흐른 뒤 회화의 재료로 다시 꺼내는 방식이다.
이번 연작 역시 서울 지하철에서 목격한 풍경에서 시작됐다.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출렁이던 어느 날, 퇴근길 열차 안의 승객들은 스마트폰으로 비트코인 차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몇 년 뒤 대치역을 지나던 열차에서는 자녀 교육과 학원 정보를 이야기하던 학부모들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암호화폐로 옮겨갔다.
배헤윰은 이 장면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 투자자'와 '엄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동시에 깨뜨렸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이 풍경을 그대로 기록하는 데 있지 않다. 작가에게 관찰된 현실은 캔버스 위에서 변형하고 재구성할 재료가 된다.
차트의 선과 모유의 흐름
작가는 암호화폐 차트 자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바라본다. 새로운 데이터가 입력될 때마다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선은 시간을 시각화하지만, 신체가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과는 다른 리듬을 갖는다.
그 반대편에 놓이는 것이 모유다. 중력에 따라 아래로 흐르는 모유 역시 선을 만들지만 그 움직임은 시장의 데이터처럼 통제되거나 반복되지 않는다. 배헤윰은 이 두 종류의 흐름을 하나로 완전히 결합하기보다 같은 화면 안에서 충돌하고 공존하도록 둔다.
대표작 'Milk of a Bitcoiner-Mother'(2026)는 모유의 흐름과 시장의 변동성을 하나의 제스처 안에 놓는다. 'There Is an Ocean in the Pregnant Belly'(2024–25)와 'I Envy the Mother Conches'(2026)는 시선을 신체와 바다로 이동시킨다. 소라의 나선형 구조와 물속에 잠기는 감각을 통해 모성을 감상적인 이미지보다 신체적인 경험에 가깝게 접근한다.
이번 작업의 바탕에는 '모성추상(Mosungchoosang)'(2024–26)도 자리한다. 제목은 '모성 본능을 식별하려는 노력'을 뜻한다. 작가는 임신과 함께 고조되는 감각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차트를 읽는 행위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계속 달라지는 상태를 감지하고 그 안에서 어떤 의미와 명확함을 찾아내려 한다는 점에서다.
색을 장식이 아닌 물질로 바라보다
강렬한 빨강과 노랑, 파랑이 뒤섞이는 화면에서 색 역시 중요한 단서다. 배헤윰에게 색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각각 고유한 성질을 가진 물질에 가깝다. 서로 다른 안료가 광물에서 비롯된다는 물질적 특성도 작업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Awakened》를 볼 때는 화면에 무엇이 묘사됐는지를 찾는 것만큼 색과 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끄럽게 이어질 듯하다가 끊기고, 서로 다른 색면이 맞물리고 밀어내는 과정에서 시장의 차트와 신체의 흐름은 구체적인 도상 없이도 연결된다.
배헤윰은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일상적 상호작용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코드를 추상회화로 탐구해왔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반복하는 '스와이프'와 '탭' 같은 몸의 움직임 역시 작업의 언어로 가져왔다.
이번 전시는 암호화폐를 모성의 은유로 바꾸거나, 반대로 신체를 시장의 논리로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속도와 질서를 가진 시장, 신체, 바다를 같은 화면에 놓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바라보게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데이터와 예측하기 어려운 신체의 시간이 동시에 작동하는 오늘의 삶을 회화가 포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자료·이미지 제공|마시모데카를로(MASSIMODECARLO)
📅 2026.8.29(토) - 2026.9.5(토)
🏛️ 더일마(THEILMA) 서울 플래그십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8길 27 1층
⏰ 11:00 - 19:30
💬 kim@massimodecarlo.com
암호화폐 차트의 움직임과 모유의 흐름은 한 화면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배헤윰(Hejum Bä)이 서로 멀리 떨어져 보이는 시장과 신체, 바다를 회화 안으로 끌어들인다.
마시모데카를로(MASSIMODECARLO)는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서촌의 더일마(THEILMA) 서울 플래그십에서 배헤윰의 개인전 《Awakened》를 선보인다. 지난해 마시모데카를로 전속 작가로 합류한 뒤 서울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으로, 전시를 위해 새롭게 기획한 신작 8점을 소개한다.
《Awakened》에서 처음 한 화면에 놓이는 것은 암호화폐, 바다, 모성이다. 그동안 작가의 작업에서 각각 등장했던 요소들이 이번에는 서로 교차하며 가치와 생명, 불안과 돌봄처럼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감각을 하나의 회화적 장면으로 만든다.
지하철에서 발견한 비트코인과 모성
배헤윰의 작업은 일상의 관찰에서 출발한다. 지하철이나 거리,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 화면처럼 쉽게 지나칠 법한 장면을 기억해두었다가 시간이 흐른 뒤 회화의 재료로 다시 꺼내는 방식이다.
이번 연작 역시 서울 지하철에서 목격한 풍경에서 시작됐다.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출렁이던 어느 날, 퇴근길 열차 안의 승객들은 스마트폰으로 비트코인 차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몇 년 뒤 대치역을 지나던 열차에서는 자녀 교육과 학원 정보를 이야기하던 학부모들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암호화폐로 옮겨갔다.
배헤윰은 이 장면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 투자자'와 '엄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동시에 깨뜨렸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이 풍경을 그대로 기록하는 데 있지 않다. 작가에게 관찰된 현실은 캔버스 위에서 변형하고 재구성할 재료가 된다.
차트의 선과 모유의 흐름
작가는 암호화폐 차트 자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바라본다. 새로운 데이터가 입력될 때마다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선은 시간을 시각화하지만, 신체가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과는 다른 리듬을 갖는다.
그 반대편에 놓이는 것이 모유다. 중력에 따라 아래로 흐르는 모유 역시 선을 만들지만 그 움직임은 시장의 데이터처럼 통제되거나 반복되지 않는다. 배헤윰은 이 두 종류의 흐름을 하나로 완전히 결합하기보다 같은 화면 안에서 충돌하고 공존하도록 둔다.
대표작 'Milk of a Bitcoiner-Mother'(2026)는 모유의 흐름과 시장의 변동성을 하나의 제스처 안에 놓는다. 'There Is an Ocean in the Pregnant Belly'(2024–25)와 'I Envy the Mother Conches'(2026)는 시선을 신체와 바다로 이동시킨다. 소라의 나선형 구조와 물속에 잠기는 감각을 통해 모성을 감상적인 이미지보다 신체적인 경험에 가깝게 접근한다.
이번 작업의 바탕에는 '모성추상(Mosungchoosang)'(2024–26)도 자리한다. 제목은 '모성 본능을 식별하려는 노력'을 뜻한다. 작가는 임신과 함께 고조되는 감각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차트를 읽는 행위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계속 달라지는 상태를 감지하고 그 안에서 어떤 의미와 명확함을 찾아내려 한다는 점에서다.
색을 장식이 아닌 물질로 바라보다
강렬한 빨강과 노랑, 파랑이 뒤섞이는 화면에서 색 역시 중요한 단서다. 배헤윰에게 색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각각 고유한 성질을 가진 물질에 가깝다. 서로 다른 안료가 광물에서 비롯된다는 물질적 특성도 작업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Awakened》를 볼 때는 화면에 무엇이 묘사됐는지를 찾는 것만큼 색과 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끄럽게 이어질 듯하다가 끊기고, 서로 다른 색면이 맞물리고 밀어내는 과정에서 시장의 차트와 신체의 흐름은 구체적인 도상 없이도 연결된다.
배헤윰은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일상적 상호작용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코드를 추상회화로 탐구해왔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반복하는 '스와이프'와 '탭' 같은 몸의 움직임 역시 작업의 언어로 가져왔다.
이번 전시는 암호화폐를 모성의 은유로 바꾸거나, 반대로 신체를 시장의 논리로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속도와 질서를 가진 시장, 신체, 바다를 같은 화면에 놓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바라보게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데이터와 예측하기 어려운 신체의 시간이 동시에 작동하는 오늘의 삶을 회화가 포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자료·이미지 제공|마시모데카를로(MASSIMODECAR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