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지갤러리, 아트부산 2026서 정구호 ‘반닫이’ 연작 단독 부스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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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지갤러리가 오는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아트부산 2026’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의 ‘반닫이(Bandaji)’ 연작을 중심으로 한 단독 부스를 선보인다. 이번 부스에서는 한국 전통 목가구 ‘반닫이’를 현대 조각의 언어로 재해석한 신작 12점이 공개된다. 


정구호의 작업은 전통을 단순히 복원하거나 향수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랜 시간 생활 공간 안에서 기능성과 조형성을 함께 지녀온 반닫이를 출발점 삼되, 구조와 비례, 금속 장식의 요소를 동시대 감각으로 다시 조합하며 조각적 대상으로 전환한다. 익숙한 사물이 투명한 구조와 비어 있는 공간을 통해 낯선 감각으로 변모하는 순간은, 오늘날 전통이 어떤 방식으로 현재성과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품은 플렉시글라스와 백동·황동 장식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투명한 플렉시글라스는 반닫이의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드러내며, 사물의 실체뿐 아니라 그 안의 빈 공간까지 시각화한다. 여기에 정구호가 직접 구상한 전통 모티프 기반의 금속 장식이 더해지며, 공예와 조각, 기능과 장식, 전통과 현대 사이의 긴장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이번 부스는 작품 개별 감상에 머물기보다, 공간 전체를 하나의 설치 작업처럼 경험하도록 구성된 점에서도 주목된다. 패션과 무대, 공예,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온 정구호는 직접 부스 구성에 참여해 작품의 배치와 동선, 빛과 시선의 흐름까지 조율했다. 관람객은 각각의 조각을 감상하는 동시에, 조형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감각적 흐름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정구호는 브랜드 ‘KUHO’를 창립하고 삼성패션을 총괄하며 한국적 디자인 언어를 확장해온 인물로, 리움미술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디렉팅에도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반닫이’ 연작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이어가며 리움미술관과 런던 슬래드모어 갤러리 전시 등에 참여했다. 


이번 더페이지갤러리의 아트부산 부스는 전통 형식이 단지 과거의 유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조형 언어 안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기능적 사물이 지닌 기억과 현대적 미감이 교차하는 공간 속에서, 관람객은 ‘반닫이’라는 익숙한 형태를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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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더페이지갤러리.